2019년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은 결정되지 않았다. 2020년 대한항공이 인수 주체로 등장하면서 가장 큰 고비인 EU의 합병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EU는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나오면서 합병의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수 합병 경과와 다른 나라 들의 합병 승인은 왜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향후 합병 전망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경과
- 2019년 7월 : 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 발표
- 2019년 10월 :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SPA)
- 2020년 9월 : HDC현대산업개발 인수 무산
- 2020년 11월 :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발표
- 2021년 1월 : 14개 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
- 2022년 2월 : 공정위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 2022년 11월 : 미국 법무부 기업결합 심사 기간 연장
- 2023년 5월 : EU 합병시 유럽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경쟁 제한 우려” 중간보고서 발표
- 2023년 11월 :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가결, EU에 시정 조치안 제출
- 2024년 2워 14일 까지 : EU집행위원회는 시정조치안에 대한 잠정 결론(예정)

다른나라의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이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위해 결합 심사 신고를 한 국가는 총 14곳이다. 이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은 승인·조건부승인을 했고 현재 미국, EU, 일본 등 세 곳이 남은 상태다.
| 필수 신고국(9개국) | EU : 연기(2024년 2월 14일), 미국 : 연기(2024년 6월 예정) 일본 : 진행중(2024년 상반기 예정), 대한민국 : 완료, 중국 : 완료 튀르키예 : 완료, 대만 : 완료, 베트남 : 완료, 태국 : 완료 |
| 임의 신고국(5개국) | 싱가포르 : 완료, 호주 : 완료, 영국 : 완료, 말레이시아 : 완료, 필리핀 : 완료 |
국내 기업의 합병을 위해 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역외 적용 조항’ 때문이다. 역외 적용 조항이란 ‘외국에서 행해진 행위에 대해서도 그 행위가 자국 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국내법을 적용해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합병 기업의 국적이 한국이더라도 특정 국가가 합병에 따른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
국내기업의 합병이 외국 경쟁당국의 불허로 합병이 무산된 사례가 있다. 2021년 12월 EU에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합병에 반대한 것이다. 이유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의 독과점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로 조선업계에 따르면 2017~2021년까지 건조량 기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했다. EU는 세계 3위 LNG 수입국으로 두 회사가 합병되면 선박 가격 상승으로 LNG 운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의 신고국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그 나라에서 영업을 포기하면 합병이 가능지만,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필수 신고국 중 EU를 포함한 3 국가의 승인 남아 있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중요한 단계를 남겨 두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전망
EU 합병 승인 전망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시정 조치안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반납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하는 안이다. 이를 조건으로 EU 집행위원회는 기업 합병 승인할 예정이다.
유럽 4개 노선 운수권은 티웨이항공이 넘겨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 되고 있다. 아시아나 화물 사업 부문 인수는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의 합병 승인 기한은 2024년 2월 14일 까지 이다. 합병 승인 기한 이전에 조건부 승인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합병 승인 전망
한국-미주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및 화물 시장 점유율이 약 70 ~ 80% 육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스타얼라이언스가 스카이팀(대한항공, 델타항공이 속함)의 독과점을 우려하여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한차례 승인 유예를 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 합병 승인을 요청한 상황이며, 에어프레미아에 미주 노선 일부와 기재를 넘기고 조종사와 승무원을 파견보내는 등 독점우려를 적극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합병 승인 전망
일본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의 점유율이 높아 독과점 우려는 없다. 일부 슬롯을 타 항공사에게 양보한다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경쟁당국 심사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무난하게 합병 승인을 얻어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과 한국은 항공 자유화 협정을 맺은 만큼 일부 노선 및 슬롯 반납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으로 인한 실질적인 항공업계의 변화는?
1.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을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의 수혜
2.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넘겨받는 제3의 항공사 수혜
30여년 역사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코로나 이전에도 매년 매출 1조3000억~1조5000억원을 올리며 회사 전체 매출의 20~30%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체 보유 화물기 8대, 리스해서 운용하는 화물기 3대로 총 11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고, 미국·독일·오스트리아·벨기에·이탈리아·러시아 등 전세계 12국 25개 도시에 21개 노선을 운항한다.
이달 기준 화물 운송 횟수는 주 73회다. 미국에선 LA·뉴욕·애틀랜타·댈러스·시카고 등 5개 지점을 두고 있고, 유럽에선 프랑크푸르트·비엔나·브뤼셀·모스크바·밀라노 5개 지점을, 아시아에는 상하이·광저우·톈진·도쿄·홍콩·하노이 등 6개 지점이 있다. 아시아·미국·유럽 곳곳에 영업망이 있는 것이다.
운송량 역시 대한항공 이어 국내 2위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선 화물기 운송량은 대한항공이 43만t, 아시아나항공이 21만t을 차지했다. 화물기에만 집중하는 에어인천이 2만t, 지난해부터 화물 사업 시작한 제주항공은 8,000t 수준에 불과하다. 기본적인 규모 자체가 다른 것이다. 특히 항공으로 운송되는 화물 상당수는 반도체·의약품·전자장비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최근에는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역시 항공화물로 운송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U 입장에서는 반도체·배터리 강국인 한국에서 항공으로 운송되는 이들 고부가가치 화물 물량을 대한항공이 독점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다.
3. 대형 LCC 탄생 가능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은 산하의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결합하는 대형 저비용항공사 출법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해 한진칼→통합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통합LCC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분을 먼저 인수한 뒤 인력과 장비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업계에선 인력과 장비 등을 통합하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화학적 합병을 위한 기간이 2~3년 가량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요 노선을 양보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분을 매각하는 등 합병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할 듯 하다.